민변 참여한 ‘스법단’, “법의 늪 빠진 스타트업 구해드립니다”

“2년 전 대학생 신분으로 3D 프린터 스타트업 ‘삼디몰’을 창업한 김민규(26세)씨에게 2016년은 가혹한 해다. 지난해 자신이 다니고 있는 상명대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 창업 아이템으로 대상을 수상했고, 같은해 9월엔 창업진흥원의 ‘대한민국 창업리그 전국예선’에서 상도 받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창업가였던 김 대표. 박근혜 정부가 이른바 ‘4차 산업 혁명’의 신산업군으로 분류되는 3D 프린터를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철지난 규제’ 장벽을 없애겠다고 공언할 때만 해도 그는 자신의 성공 창업을 의심하지 않았다. 올해 김 대표는 ‘철지난 규제’의 늪에 빠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회장 정연순·이하 민변)과 시민단체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공동 이사장 박순성, 백승헌·이하 바꿈)이 스타트업 법률 지원단’(약칭 스법단’)을 발족했다. 대한민국의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발전을 위한 법률 지원 및 교육 캠페인 등을 벌이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스법단 지원의 1호 사례다. 

스타트업 법률지원단

김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삼디몰은 3D프린터 부품을 판매하는 전문 인터넷 쇼핑 사이트다. 지난 6월 한국제품안전협회로부터 안전 확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고발 당했고, 검찰은 김 대표에게 300만원 벌금형의 약식 기소 처분을 내렸다. 3D 프린터’에 대한 법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 쓰임새가 현격히 다른 일반 프린터’ 규제 조항을 들이민 케이스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한민국 창업 시장을 네거티브 규제 방식’(대부분을 허용하고 예외적인 항목을 불허하는 방법)으로 바꿀 것을 강조했음에도 불구, 구시대의 법적 틀을 신산업군에 무리하게 적용한 것. 스법단은 내년 초 선고가 예정돼 있는 김 대표의 형사 재판 변론을 맡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스타트업 법률지원단'(스법단) 발족식에서 스법단 참여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자발적 참여 의사를 밝힌 민변 소속 20명의 변호사들이 함께 하는 스법단은 김 대표처럼 부당한 정부 규제 및 대기업 갑질 등에 신음하는 스타트업에 법률 지원 및 교육 캠페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바꿈은 이번 캠페인의 실무 총괄을 맡았다. 벤처업계 1세대이자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고영하 고벤처 포럼 회장과 페이스북 청년 창업 모임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를 이끌고 있는 양경준 K파트너스 대표 등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법률 전문가 그룹과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 개선에 나서는 건 이번 캠페인이 처음이다. 

민변-바꿈이 함께 하는 스법단 발족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양경준 K파트너스 대표

현재 대한민국 창업 시장은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벤처 열풍이 이른바 IT 버블’에 기댄 일시적 현상인데 반해 지금의 창업 열풍은 저성장기에 접어든 대한민국 경제, 그리고 이로 인해 갈수록 심각해 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대체재로서의 성격이 크다. 대한민국 창업 시장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창조경제 정책이 급격히 위축된 최근의 분위기 속에서 발족한 스법단은 애먼 불통을 맞은 스타트업계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경준 대표는 최근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스법단 발족식에 참석, IT 등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나갈 수 있는 분야가 많은데, 규제에 발이 묶여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컸다”며 창업을 방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고 개선하는 데 스법단이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순 민변 회장

정연순 민변 회장은 산업화 시대의 성장 과실을 기성세대가 독점한 반면 현재의 청년 세대가 느끼는 경제적 압박감·좌절감은 날로 가중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공동체가 어떻게 건전한 번영을 향유할 수 있을 지가 심각한 과제”라며 무언가를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건 단순히 비즈니스적 차원을 떠나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법단은 오는 17일 서울시와 스밥 공동주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박싱데이’에 참석, 곤경에 처한 스타트업에 대한 법률 상담에 나선다. 내년 1월엔 스타트업을 옥죄고 있는 법적 규제에 대한 토론회를 국회에서 갖는 등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앞으로 문제가 드러난 각종 사례에 대해선 국회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법률 및 조례 제정 및 개정 운동도 벌일 예정이라고 스법단 측은 밝혔다.  

창업·자영업 전문 뉴미디어 비즈업’은 앞으로 전개될 스법단의 캠페인 전체를 밀착 취재, 그 내용을 동영상 등 깊이있고 다채로운 디지털 콘텐츠로 담아 독자들에게 선뵐 계획이다. /기사=비즈업 유병온 기자 on@bzup.kr, 영상 촬영·편집=비즈업 백상진 기자 100pro@bzup.kr 

0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